강한나. 1989년 1월 30일에 태어났다. 성까지 합쳐서 ‘강한 나’라는 의미도 있고, ‘한나’라는 어감도 좋아서 부모님이 한글로 지어주신 본명이다. 여섯 살 때 언니 두 명이 발레 학원을 다녔는데 학원 문이 열렸을 때 살색 타이즈와 하얀 원피스를 보고 반해서 발레를 시작했다. 체형 자체가 발레를 하기엔 적합하지 않아서 중학생 때 그만두었다. 그 뒤부터 제대로 공부를 하기 시작했는데, 발레와 다르게 책상에 앉아서 외우기만 하면 되니까 너무 편하더라. 그래서 통으로 다 외워버렸더니 성적이 잘 나왔다. 근데 수학은 안되더라. (웃음) 어머니가 좋아하는 일을 해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며 “표현하는 거 좋아하니까 연기를 해보는 게 어때?”라고 추천해주셔서 연기를 시작했다. 저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맥앤로건의 드레스를 입었는데 노출이 많아서 걱정했더니 어머니가 “굉장히 멋있다. 네 몸의 선을 예술적으로 잘 표현해주는 이런 드레스가 없었다”며 응원해주셨다. 처음 레드카펫에 선 거라 떨어서 기억도 안 난다. (웃음) 연극영화를 전공했다. ‘즉흥 연기’, ‘마스크 연기’ 같은 수업에서 사회적으로 갇혀 있던 나 자신을 벗어던지는 게 즐겁다. 수업 중에 50대인 선배님이 계셨는데 머리를 발로 찬 적도 있었다. 물론 맨발이고 하는 시늉만 하는 거다. (웃음) 원래는 교수를 하고 싶었고, 휴학하는 동안에는 독립영화를 많이 찍어 총 24편에 출연했다. 그중에 <자위의 왕>이 가장 기억이 남는다. 물론 성인물은 아니다. (웃음) 다 자기 스스로 위로하며 살아가서, 모두가 자기 위로의 왕이 된다는 게 주제다. <친구 2>에서 현중(김우빈)의 상대역 아람으로 출연했다. 곽경택 감독님이 <몬스터>에서 셀비(크리스티나 리치)처럼 묘한 분위기를 내기 원하셔서 말투나 손 연기 등을 통해 그런 포인트를 찾아보려고 했다. MBC <미스코리아>에서 선주 역으로 첫 드라마를 찍었다. 하차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미혼모인지는 몰랐는데 처음에 대본을 받고 “왜 엿기름물을 먹지?”하고 찾아봤다. 선주는 아이를 지우지 못할 만큼 마음은 여리지만 반면 강단은 있는 친구 같다. 홍상수 감독님 작품을 좋아한다. 주변에 있을 만한 인간 군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게 좋다. <살인자의 건강법>, <적의 화장법>을 쓴 아멜리 노통브는 글이 비범해서 좋아한다. 에쿠니 가오리의 <한낮인데 어두운 방>을 보면서 내 나이에 경험해보지 못한 사랑을 느껴보는 것도 재밌다. 30대 불륜 이야기인데, 책으로 간접 연애를 하고 있다. (웃음) 롤모델은 전도연 선배님이다. 하얀